진천 이야기
생물분류
서식지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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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생물종678 관찰기록2610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얼마 전 이 주변에서 봤던 민달팽이들 중 한 마리가 결국 수풀로 돌아가지 못했다. 몸이 마른 뒤의 모습을 비교해도 소형 민달팽이들과 차이가 느껴진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갓 나온 싹일수록 갓이 곤봉의 형태이지만 크기가 커짐에 따라 말린 혓바닥 모양처럼 굴곡을 지며 변형되는 것 같다. 버섯의 개체들이 랜덤적으로 퍼져있는 것이 아닌 일정한 선을 따라 일렬로 정렬된 것처럼 보인다. 뿐만 아니라 각 일렬도 깽깽이걸음마냥 일정 간격에 따라 개체들이 그룹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렇게 그룹이 지어진 개체들은 공간이 좁아서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함인지 몰라도 단독으로 자라는 개체보다 유난히 더 변형된 형태가 되는 것 같다. 혀버섯 종류 같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몸에는 물이 묻어 있었는데 마치 이 곳이 제 자리인 양 가슴의 어깨부분의 날개뿌리쌍 부분과 날개의 아랫부분에만 물방울이 맺혀있다. 겉이 멀쩡한 것에 비해서 전체적인 행동은 매우 둔했고 특히 앞다리는 제대로 몸을 지지하지 못하고 있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원래 노란색 버섯이 가득했던 장소인데 비가 와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유난히 하얗게 보인다. 작은 개체일수록 하얗고, 크기가 클수록 팬케이크 색을 하고 있다. 하트 모양의 갓 부분에는 미끈한 점액이 있어서 광택이 나는데, 끈적거리지는 않고 그다지 들러붙지도 않는 것이 달팽이의 점액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갓에서 흘러내릴 생각은 없어 보인다. 대 부분은 곰팡이가 핀 듯한 흰색이고 미세한 돌기들이 가득하지만 까끌거리지는 않는다. 비단그물버섯 종류 같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신정리
꽤 높은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천장에서 CCTV마냥 나를 포함해 드나드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이 시선의 움직임은 짐벌을 장착한 것처럼 굉장히 부드럽게 자연스러워서 저 사마귀가 나를 노려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기 위해 여러 번 움직여야 했다. 나는 과연 어떻게 인식되고 있을지 정말로 궁금하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전체적으로 진한 갈색으로 변색하고 납작해진 것으로 보아 죽은 지 시간이 좀 지난 것 같다. 가슴 앞부분의 색은 홍시처럼 더욱 진해졌다. 살아있을 때는 잘 보이지 않던 배의 숨구멍과 가슴의 아랫부분에 위치한, 알 수 없는 구멍도 선명하게 보인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전체적으로 적빛이 도는 갈색인데 앞쪽의 여섯 개의 마디 정도의 윗부분에는 연한 고동색의 선무늬가 있고, 중앙 부분에는 형광노란색의 점무늬가 있으며 그 중 4, 5 마디의 점무늬는 선명하지만 조악하게 그린 뱀눈처럼 생겼다. 사진에 보이는 형태를 기준으로 가로로 나누었을 때 몸의 뒤쪽의 아랫부분은 크림에 코코아 파우더가 뿌려진듯한 색이고 고동색의 줄무늬가 있다. 그리고 등쪽은 진한 갈색이며 꼬리에 난 가시는 하늘을 바라보는 나뭇가지처럼 약간 휘어있다. 열심히 도보블럭을 횡단하고 있었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신정리
길이는 500원짜리 동전 하나가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작았다. 그래서 먼지벌레붙이 종류와 같이 혹시 다른 종이 아닐까 라는 고민이 들을 정도였다. 애사슴벌레의 사육된 개체들을 봤을 때에도 물론 다른 사슴벌레들에 비해서는 확실히 작았지만 이렇게 작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 사육 개체는 좋은 사육 환경 탓에 잘 먹고 잘 큰 탓이라고 생각한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신정리
비교적 낮은 곳에서 소리가 들리기에 오랜만에 귀를 기울였다. 소리가 들리는 곳에 암수가 모두 존재한다. 수컷은 자리를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열성적으로 소리를 내고 있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며칠 전 사슴벌레를 잡으려고 한 부자가 이 주변에 바나나를 섞은 수액을 이곳 저곳에 발라두었었다. 오늘따라 그것이 발효되어 시큼한 냄새가 주변에 가득 퍼졌다.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계단을 내려가던 중 평소보다 유독 네발나비들이 많이 보이는 것이 이상하여 주변을 둘러보니 시큼한 냄새가 나는 곳에 3~4마리 정도가 모여있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마치 나비가 앉아 있듯이 아름답게 죽어있었다.
사실 이 안에는 호랑나비 외에도 수십마리 이상의 많은 곤충, 거미들이 저마다 온전히 자신의 흔적을 남긴 채 굳어 있다. 뜨거운 열기에 모두 건조하게 마른 채 죽어있다. 하나의 거대한 표본장과 같이 느껴졌다.
지붕의 상단에 약간의 틈만 만들어 두었어도 어땠을까 싶다. 우리는 아마 다른 생명체가 이 곳에 들어오지를 않기 바라는 마음에 가능한 꽉 틀어막아 보지만 오히려 그럴 수록 많은 생명체들이 갇힌 채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 같다. 인간만의 접근을 허용한다는 것으로 볼 때 우리는 여전히 인간과 자연을 과하게 분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틈을 통해 이들이 들어온다는 생각만 하기보다 틈을 통해 이들이 나갈 수 있다는 발상도 필요할 것 같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배와 가슴의 튀어나온 부분은 검정색이다. 겉날개는 푸른 색에 가까운 남색이다. 몸은 전체적으로 둥글고 장타원 형태이다. 몸의 전체에 광택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돌기가 나 있어 반사적인 광택이 아닌 진주 같은 광택을 띤다. 예초기가 지나간 자리에 가만히 있다. 멀쩡해 보였으나 뒤집어 보니 머리 부분은 함몰되어 있고 더듬이와 다리는 많은 부분이 끊어져 있었다. 이 외에도 큰 충격으로 인해 내상이라도 입었는지 뒷다리만 덜덜 떤 채 다른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는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어제만 해도 없었던 것 같은 사체가 분해된 채 눈에 띄었다. 아무리 단단한 갑옷을 자랑해도 그것이 완벽한 보호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그 동안 환삼덩굴은 바닥을 기는 줄만 알았는데 담쟁이 마냥 꽤 큰 높이의 나무에까지 올아가 있는 모습이 낯설게 느꼈다. 분명히 이런 광경을 처음 본 것은 아닐텐데 무의식적인 편견이 내 관찰을 제한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반성된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도보블럭에 퍼져서 자라는 모습이 독특하여 눈길을 끌었다. 마치 불규칙하게 퍼져있는 듯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어느 정도 별모양의 형태로 대칭적인 모습이다. 그 탓에 애니메이션이 게임에 등장하는 주변을 녹지화 시키는 마법진이 떠오르기도 한다. 줄기와 잎의 적갈색 부분과 꽃대가 있는 줄기와 잎의 녹색 부분이 절묘한 색 조합인 것 같다. 꽃 처럼 보이는 부분은 테니스공 처럼 생겼는데 많은 수의 꽃이 모인 것으로 추측한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바위처럼 오돌토돌한 돌기가 가득한 것에 비해서는 매우 무른 몸이다. 평균적인 몸의 크기는 손가락 세 마디 이상 되고 하얀색이라 눈에 잘 띈다. 생크림을 바른듯한 몸의 하얀 돌기는 불규칙하게 배열된 것 처럼 느껴지지만 마디도 나뉘어져 있고 어느 정도 규칙적인 형태를 보인다.
지나가다가 언뜻 보았을 때에는 큰까치수영과 같은 꽃인 줄 알았다. 이상하게 눈길을 끌길래 자세히 보니 애벌레들 이었다. 먹성이 얼마나 좋은지 주변 잎이 남아나질 않았는데 그 자리를 애벌레가 대신하고 있다. 이것도 일종의 의태인 것으로 볼 수 있을까? 배설물의 크기도 매우 굵고 클 뿐만 아니라 대칭적인 형태라서 마치 작은 열매같이 생겼다. 사진을 찍으면서 가지를 건드리게 되어 나무가 흔들렸는데 애벌레들의 머리가 나선형 모양으로 안쪽으로 말았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신정리
싹잎은 갈라지지 않는 성체 나무의 잎과 달리 가운데를 기준으로 양 옆이 갈라지다가 만 형태이다. 싹에서는 목질부가 느껴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잎이 세잎클로버 처럼 세 방향에서 나는데 이후 세 방향의 잎의 간격이 좁아지고 공간을 만들게 되고, 그 공간에서 새 잎이 또 하나 늘어나서 결국에는 네잎클로버 처럼 네 방향에서 잎이 나는 것 처럼 보인다.
평소 다 큰 은행나무만 보았지 이렇게 귀엽고 작은 은행나무 싹을 본 적은 처음이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날개에 찢어진 부분은 없으나 밟혀서 일부 비늘이 떨어져 색이 옅어진 부분이 보인다. 터진 내장의 색은 진한 노란색이다. 날개를 제외한 몸체는 완전히 납작해져 있다. 1차로 차에 충돌한 충격으로 사망하여 추락한 개체가 2차로 후속 차량에 밟힌 것으로 보인다.
언젠가 새로운 근무지에서의 여름 조사 때 조수석에 앉은 나는, 차로에도 사방에서 날아드는 곤충이 얼마나 많은지 관찰할 수 있었다. 그들까지 신경 쓰며 운전하기란 여간 쉽지 않았을 터임에도 충돌을 막기 위해 차량의 속력을 줄이거나 하는 등의 배려는 인상 깊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고 난 차의 앞에는 나비나 잠자리, 메뚜기가 끼어 있기도 했다. 그렇게 나비나 잠자리도 로드킬을 많이 당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에는 놀랐던 기억이 있었다. 납작하게 죽은 저 나비를 보고 잊고 있던 옛 기억이 떠올랐다. 아무리 우리가 선을 긋고 분리한다고 해도 그것이 실제로 공간이 나뉜 것임은 아님을.
충북 진천군 진천읍 신정리
집 주변 논에 물을 댄지 며칠만에 청개구리들의 합창 소리가 가득하다. 얼마 전에 방문했을 때에는 정말 아무 것도 없어서 그냥 휙 보고 나온 기억이 있어 무언가 그 사이 변화라도 생긴 것일까 라는 생각에 다시 방문해봤지만 여전히 소금쟁이 몇 마리밖에 없는 고인 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논에 고인 물일지라도 그들의 중요한 만남의 장소가 된다는 것은 재미있다. 지금은 아무것도 없지만 곧 많은 것이 생길 것이라는 것을 알기라도 하는 것일까.
충북 진천군 진천읍 신정리
울음 소리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무늬는 검정, 녹색, 흰색이 어우러져 있는데 고풍스럽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이러한 무늬는 이끼나 지의류가 낀 나무 주변에서 더욱 자연스러운 보호색으로 작용한다. 암컷이다.
이제 슬슬 한 여름의 시작이라는 것이 체감 되는 것이 참매미의 울음소리가 많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기후변화 영향에 비하면 매미의 활동이 좀 늦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실 지난 주에 북쪽에 있는 한 친구로부터 어떤 매미인지 연락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이미 그 곳은 참매미의 성지였다고 들었다. 그 때는 왜 그럴까 하고 그냥 넘겼는데 갑자기 든 생각이, 어쩌면 매미들의 우화 주기성도 지역마다 다른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정말로 그렇다면 우리가 매년 빠짐없이 수 많은 매미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유를 어느 정도 설명해주지 않을까?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줄기는 적갈색에 가깝고 털이 가득하며 잎에는 선명하고 붉은 점무늬가 있다. 대부분의 줄기는 바닥을 기고 있지만 일부는 서서 자라는데 줄기의 색은 상대적으로 살짝 옅고 녹색 빛이 감돈다.
바닥을 기는 애기땅빈대만 보았다가 어째서인지 꽤나 높이 서있는 개체를 보고는 발걸음을 멈췄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자주 다니던 길에 칡과 개망초 등 풀이 우거지기 시작하면서 그 곳에 흥미로운 눈길이 주던 중 어디선가 폴짝 하고 내 다리에 무언가가 떨어졌다. 사마귀의 약충이었지만 늘 보던 그 형태가 아니었다. 사실 넓적배사마귀 약충을 실물로 본 적은 없지만 과도하게 위로 꺾은 배의 형태가 판박이인 것이 단번에 넓적배사마귀일 것이라고 직감했다. 그렇게 보니 얼굴도 괜히 더 커 보이고 앞다리도 더 두꺼워 보이는 느낌까지 들기도 한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나방이 생각나듯 날개를 접는 형태 때문인지 팔랑나비 종류 중 몸집이 비교적 커 보인다. 전체적으로 갈색이며 앞날개에는 흰 무늬들이 직선처럼 비교적 곧게 나 있고 다른 곳에서는 무늬를 찾을 수 없다. 길 바닥에 붙은 모습이 힘 없어 보인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신정리
줄기는 강한 덩굴성으로 주변의 무엇이든 여러 번 휘감고 있다. 꽃대는 길게 나서 마디마다 소수의 잎 한 장씩과 거의 꽃만 핀다. 꽃은 흰색이지만 꽃받침은 노란색이라 멀리서는 노랗게만 보인다. 잎맥은 선명하고 잎의 끝은 땅의 바닥으로 향한다. 잎자루는 자줏빛이다.
저 몽우리는 언제 즈음 활짝 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지나치곤 했다. 그런데 꽃이 피기는 커녕 노란색 몽우리는 색이 진해지고 수가 늘어만 갔다. 그렇게 몽우리만 몇 주 째, 너무 꽃의 개화가 늦는다는 생각에 일단 몽우리만이라도 사진을 찍어두자는 생각에 관찰을 시작했다. 그런데 웬걸, 잎이며 줄기며 몽우리마다 개미들이 득실거리고 있었다. 단지 아직 과실도 없는 덜 여문 몽우리에 이렇게까지 몰려들지는 않았을 터. 혹시 나 모르는 사이에 꽃이 진 것일까 라는 생각과 함께 몽우리를 자세히 들여다 보지만 여전히 몽우리다. 그러다가 이내 퍼뜩 든 생각이, 만약 이것이 꽃이라면? 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개미들의 행동도 함께 유심히 관찰했다. 분명 개미들은 몽우리 처럼 보이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건드리고 있었다. 바로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마 꽃을 찾아봤고 그제서야 저 몽우리들이 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무엇이든 확대해버리는 내 소중한 마크로 렌즈가 있었다면 금방 알아챘겠지만 스마트폰과 망가진 내 눈의 한계로는 여전히 꽃처럼 보이지가 않는다. 일부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로는 곤충의 도움 없이 바람과 같은 것으로 자가수정을 한다고 하는데 지금 보는 광경으로는 개미들이 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읍내리
스무 마리가 넘는 제비 때가 이 주변을 활공하고 있었다. 비가 옅게 내리기 시작하고 주위는 어둑해서 박쥐인 줄 알고 뛰어갔다. 박쥐는 아니었지만 역동적인 움직임이 눈길을 끌었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전체적으로 회갈색에 하얗고 검은 무늬가 있다. 부리는 까맣고 눈의 윗쪽으로 하얀무늬가 있다.날개 쪽은 검정색과 흰색이 빗살무늬를 이룬다. 꼬리 깃은 검정색과 대부분 검정색이고 일부 흰색이며 배의 아랫면은 흰색이다.
건물에 들어가려는 데 오늘 따라 저 앞에서부터 정문을 잡아서 열어 놓은 채로 기다리는 사람들을 만났다. 설마 면식도 없는 나를 위한 친절은 아닐테고, 누군가를 기다리나? 라는 생각으로 슬쩍 뒤를 돌아봤으나 아무도 없었다. 하긴 이 시간에 이 곳을 찾는 사람이 있을리 만무할 터, 아무튼 간에 괜히 남의 일에 너무 참견하는 자신을 다그쳤다. 그렇게 친절하게 열어준 문으로 들어가는데 영 이상하다. 내가 들어가고 나갈 때까지 문을 꼭 잡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아무래도 뭔가 이상해서 가던 길을 멈추고 그들의 행동을 관찰했는데 한 명이 문의 안쪽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 그 곳에는 순간적으로 '나비?'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작은 새가 문에 막혀 빠져나가지 못한 채 날개 짓을 퍼덕이고 있었다. 그 사람은 새를 내보내 주려는 행위를 했지만 그 행위가 매우 엉성한 것이 일반인임에 틀림없다. 크게 푸드덕 거리는 것이 위협적이게 느꼈는지 발로 슥슥 밀어서 치워보려 하지만 실패한다. 새가 더욱 날뛴다. 아차 싶었는지 손으로 잡아보려 하지만 새가 몸을 낮추고 입을 크게 열며 위협하자 움찔 거리며 손을 치운다. 분명 쉽지 않았을텐데 그 용기가 가상하다. 내가 그 새에게 다가가서 먼저 관찰한다. 몸은 회갈색으로 덮여 있고 아랫배는 하얗다. 눈테가 하얀 것이 할미새 종류인가? 눈을 마주친 뒤 몇 초 후, 더 날뛸 것 같은 기미가 보이지 않자 손을 뻗는다. 그리고 이내 능숙하게 손에 품는다. 사실 한 두번 즈음은 손에서 벗어날 줄 알았는데 너무 순순히 잡혔다. 생각보다 꽤 기진맥진한 상태였나 보다. 그러고 보니 어제 퇴근시간 즈음에 지나가며 들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 건물에 까치가 한 마리 들어와서 왔다갔다 하고 있다고. 그 때는 그냥 흘려들었는데 그럴 리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가만 보니 검고 긴 꼬리깃만 두고 보면 일반인들에게는 언뜻 까치와 착각할만 하다고 느꼈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하루를 꼬박 이 낯선 곳에서 지새웠으리라. 아무튼 다시 잘 날아가기를 바라며 손으로 도움닫기를 하려다가 새의 움직임이 너무 없는 것이 이상하여 그냥 땅에 조심히 내려두지만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유리창에 부딪혀 내상이라도 입었던 것일까? 과거 유리창에 부딪혀 날지 못하는 박새를 돌봐주다 몇 시간 만에 죽어버린 경험이 떠올랐다. 현재 기온 34도, 그늘 한 점 없는 잔디밭. 어찌 되었든 분명 이 곳에 두고 떠난다면 높은 확률로 열사병으로 사망하리라. 주변을 둘러보다가 이전에 멧비둘기가 쉬고 있던 그늘지고 조금 습한 풀밭이 눈에 띄었다. 빙고, 방학에다 코로나 관련 정책으로 정문을 제외한 다른 출입문의 이동을 통제하면서 이 곳은 새들의 성지가 되어 있었다. 갑작스러운 나의 방문에도 딱새와 알락할미새 등이 낯선 나의 침입에 놀라서 나무 위로 올라갈 뿐 떠날 생각은 보이지 않는다. 괜찮아 보이는 풀밭 한 곳에 새를 내려놓고 자리를 뜬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름대로 했고 나머지는 홀로 살아가야겠지, 설령 내상으로 곧 죽게 된다고 할지라도. 이럴 때마다 조금 더 아는 것의 죄는 조금 더 찝찝함을 남기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무늬나 맥이 크고 선명하다. 몸의 색은 진한 연두색이고 날개의 등면을 따라 황토색 줄무늬가 보인다. 다리마다 난 가시는 굵고 크다.
주변에는 많은 수의 죽은 딱정벌레 사체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그리고 일부는 누가 먹은 듯 훼손되어 있었는데, 이러한 죽은 곤충들을 먹으러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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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윗면은 쨈을 바른 듯 촉촉한 피부이다. 등에는 돌기가 나 있지만 아주 선명하지는 않다. 발 부분과 몸의 아랫면은 노란색 무늬가 있다. 아직 어린 개체 같다.
달팽이를 찾으러 나왔다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생물을 만나 놀라게 되었다. 내가 기억하는 한 이 곳은 매우 고립되었고 주변에는 웅덩이가 고일만한 지형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진심으로 궁금할 따름이다. 하지만 이렇게 맹꽁이를 만났으니 이 주변에 달팽이가 가득할 것이고, 운이 좋으면 플라나리아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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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는 작고 면적의 절반은 눈알이 차지하고 있다. 눈알은 반달의 형태이다. 입 부분은 뾰족한 침 처럼 날카롭게 튀어나와 있는 것이 일각고래처럼 머리에 달린 뿔처럼 보이기도 한다. 배는 매우 호리하고 납작하며 윗쪽으로 약간 휘어서 접혀진 날갯의 아랫면과 딱 붙게 된다. 다리는 길고 가늘다. 날개와 다리의 체색은 반투명한 누런색을 띤다. 모기각다귀 종류 같다.
이제 슬슬 모기에게 물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던 중 만나게 되어 흠칫 하고 놀라게 되었다. 하지만 곧 모기 치고는 조금 크고 과장된 움직임을 알아차리고 '뭐야, 각다귀네. 괜히 놀랐어.' 라는 생각을 갖고 자세히 관찰하니 다시 한 번 놀라게 되었다. 비행하는 모습이 각다귀 내지 깔따구라고 생각했는데 모습은 모기와 흡사했고 무엇보다 머리 앞의 침은 피를 빨리면 따가울 것만 같이 무시무시하게 생겼다. 그래서 분명 곧 내 냄새를 맡고 달려들 것이라는 생각에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치우고 거리를 조금 벌렸지만 풀잎에 앉은 채 움직임이 없었고, 의아한 마음에 침착하게 더 자세히 관찰했다. 시간을 조금 들여 관찰하니 내 피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였으며(오히려 내 움직임에 도망치려는 행동을 했다.) 체형이 모기는 아니고 굳이 따지면 각다귀 쪽에 더 많이 가까웠다. '그런데 이렇게 작은 각다귀가 있........긴 했지.' 평소에 주로 큰 각다귀들만 봐와서 나도 모르게 각다귀 하면 몸집 큰 생물이 떠오르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튼 처음 보는 모습에 이름을 붙여보자면 나라면 '모기각다귀' 라고 이름을 지었을 것 같았고 그 자리에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정말 그러한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 '모기각다귀'라는 이름은 곤충 초심자들에게는 매우 불친절한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가뜩이나 모기와 각다귀를 헷갈려하는데 정말 이런 이름을 가진 각다귀가 있다면 혼란만 가중되겠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곤충 매니아들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나은 이름이 쉽게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하여간 이놈의 덕후들이란 생각하는 것도 참 비슷하다. 이런 생각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은 궁금증이 생겼다. 세상 어딘가에는 정말 흡혈하는 각다귀가 있을까? 그리고 어째서 굳이 모기를 흉내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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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과 배의 일부 마디마다 강한 광택이 있고 전체적으로는 약한 광택이 있다. 아주 검정색이고 날개의 맥과 배마디는 갈색이다. 요즘 주변에 날개 달린 여왕개미나 수개미들이 자주 보이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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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형태는 칵테일 잔처럼 생겼다. 그런데 수술이나 암술에 비해 안쪽의 공간이 꽤나 넓어서 빗물이라도 받을 수 있을 것 처럼 보이는 것이, 암술대로 보이는 것이 가운데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무언가 떨어지기라도 바라는 것과 같은 형태이다. 꽃잎은 하얗고 나머지는 노란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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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곳에는 도롱뇽이 살고 있지 않았으나 여러 마리의 도롱뇽 유생을 발견했다. 주변에는 조류(algae)와 숲모기 종류의 유충들이 가득하다. 배불러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모기의 유충을 잡아먹고 있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작은 인공 연못을 찾았다가 놀랐다. 원래 이 곳에는 도롱뇽이 살고 있지 않았는데 도롱뇽이 살게 되었기 때문이다. 약 3년 전, 가뭄과 공사, 땅 주인의 낙엽 가득한 수로청소가 도롱뇽의 산란철과 맞물려 그들이 낳은 알들이 비명횡사할 위기에 처한 일이 있었다. 뜨거운 햇볕에 낙엽과 말라가는 알들을 주워 주변의 그들이 살 수 있는 장소를 몰색하다가 마음에 들지 않았음에도 이 곳에 풀어주었다. 혹시나 싶어 이후 1년간 이 장소에서 관찰을 지속했으나 도롱뇽은 만날 수 없었고, 2년 후인 오늘 다시 방문해보니 적은 수의 유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유생이 발견됐다는 것은 몇 세대를 거쳐 불안정하지만 그래도 이 곳에 정착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돌을 들추다 보니 발견했다. 흙의 형태로 보아 어느 정도 몸을 비집고 들어가 굴을 판 형태가 보인다. 얼핏 보았을 때에는 어두운 색에 눈길을 끌지 않지만 빛을 만나면 아주 강렬한 색감으로 변한다. 전체적으로 붉은 빛이 감도는 오렌지 색이다. 더듬이는 머리에 비해 굵고 긴 편이다. 홍지네 종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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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옆으로는 머리와 가슴까지 이어지는 굵은 갈색 줄이 나 있다. 몸에는 전체적으로 잔털이 나 있는데 선인장 가시처럼 대체로 두 갈래 방향으로 나 있어 사이 사이를 메운다. 날개의 맥은 선명하고 물결 무늬가 옅게 나 있는데 맥의 일정 간격마다 점무늬가 나 있으며 그 위에 잔털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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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몽우리가 열리고 있었다. 가운데를 포함한 양 측면의 꽃잎에도 보라색 줄이 옅게 나 있다. 잎은 넓고 둥글며 가에는 둥근 톱니의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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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새까만 작은 벌이다. 광택은 없고 표면이 울퉁불퉁한 편이다. 머리와 가슴에는 흰색 잔털이 나있는데 특히 머리의 앞쪽에 몰려있다. 검정날개잎벌 종류 같다.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전체적으로 검은색이고 특별한 무늬가 보이지는 않지만 가슴 부분에 움푹 패인 구멍과 선이 있다. 눈와 다리의 색은 검정색과 갈색이 그라데이션을 이룬다. 민강도래 종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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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은 아무리 봐도 알 수 없는 형태로 말려 있다. 그저 녹색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기 전까지는 인지하지 못했던 검은 무늬가 가운데에 나 있다. 꽃 조차도 매우 기이하게 꼬인 것 같은 모습으로 전체적으로 기형학적인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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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비해 눈이 굉장히 크고 입 부분의 부속지가 굉장히 크다. 눈은 녹색이며 더듬이는 머리와 가까운 부분일수록 주황색을 띠고 끝으로 갈수록 검은색이다. 몸체는 멀리서 보았을 때는 날개 때문인지 그저 갈색 빛만 눈에 띄었는데 가까이에 가서 옆모습을 보니 와아- 라는 탄성이 나올 정도로 의외의 색이다. 몸체는 아주 밝은 햇살에서 대충 보았을 때의 몸 색은 회색 혹은 약간 어두운 상아색에 가깝지만 햇볕이 약해지는 시간 즈음에는 꽃마리가 생각나는 푸르스름한 색이다. 등면은 옅은 검은색에 약간의 은빛이 감도는 색이다. 다리의 색은 몸의 안쪽 마디는 주황색이지만 그 외에는 검은색에 약간의 푸른 색이 섞여있다. 다리는 세 쌍 이지만 뒤의 두 쌍과 앞의 한 쌍의 높이 차이가 발생한다. 게다가 세 쌍을 전부 이용해 몸을 지지하는 것이 아닌 뒤의 두 쌍만이 실질적으로 몸의 대부분을 지탱하고 가장 앞쪽의 한 쌍은 균형 혹은 지형에 따라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배 부분의 등판은 옅은 검은색이고 가운데로 옅은 살구색의 줄이 나 있고 마디 사이마다 겉으도 드러나지 않는 안쪽은 푸른 색을 띠고 있다. 교미를 위한 수컷의 꼬리 부속지는 움켜 잡기 쉬운 집게의 형태이며 암컷은 뾰족한 침의 형태이다. 수컷의 몸체가 암컷에 비해 작고 얇은 편이다.
원래 그냥 지나치는 길목이었지만 오늘 따라 유난히 각다귀들이 많길래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살폈다. 그러자 많은 수의 줄각다귀 암수가 짝짓기를 위해서인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심지어 바닥에는 짝짓기를 마치고 수명이 다한 것으로 보이는 몇몇의 죽거나 힘없이 다리만 까딱거리는 개체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전에도 이 곳에서 같은 녀석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그저 우연히 습지를 찾아 방문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몇 년이 지난 오늘도 발견하게 된 것은 이 녀석이 이 곳에서 번식을 하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재미있게도 이들은 굳이 넓은 약수터 자리나 근처의 수로가 아닌 약수터의 틈새 사이로 흘러나온 물에 의해 습한 땅이 된 부분 근처에만 몰려들고 있었다. 흥미가 생겨서 좀 더 지켜보니 산란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암컷 개체도 관찰할 수 있었는데 그 모습이 참 눈길을 끌었다. 다리에 매달린 몸을 빳빳하게 세로로 세우고 콩콩콩콩 빠르게 방아를 찧듯이 역동적인 동작으로 배의 끝에 달린 산란관으로 땅을 찌른다. 이렇게 땅을 찌르는 이 행위는 1초에 여러 번도 찌른다. 크게 만날 일 없을 줄 알았던 각다귀를 이렇게 자세히, 오래 본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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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따라 바닥에 낯선 열매처럼 생긴 무언가가 많이 떨어진 것을 발견했다. 그 물체의 주인이 누구인지 싶어 고개를 들어 확인했다가 놀랐다. 이것은 은행나무의 수꽃 이었던 것이다. 사실 은행나무의 수꽃은 처음 보았다. 커피콩 같은 것이 바나나 마냥 주렁주렁 매달린 형태라고 해야할까, 조금 난해한 모양 이다. 그리고 알 하나하나 마다 끝 부분에 세포분열을 하고 있는 듯한 무언가가 보인다. 특별한 향이나 꽃가루와 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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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네 종류 같다. 더듬이는 주황색이며 머리와 꼬리 부속지는 선명한 붉은 빛을 띠고 등은 어두운 적갈색이다. 빛을 받으면 온 몸이 빛나는 것이 보석 루비가 떠오른다. 그런데 내가 흔히 보던 홍지네 종류들은 등이 어두운 녹색 빛을 띠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녀석은 그렇지 않아 잠시간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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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헤엄치면서도 딱히 모기 유충을 먹고 있지는 않았다. 모기 유충은 가득했는데 도롱뇽 유생 수는 턱없이 적었고 그다지 배불러 보이지도 않는다. 턱과 소화가 약해서 훨씬 작은 먹이를 먹는 것일까라고 생각해봤지만 경우에 따라서 동족포식을 위해 큰 입을 갖는 녀석들이 그럴리는 없다고 생각을 고친다. 모기 유충이 그다지 매력적인 먹이가 아닌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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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납작하고 얇은 판 처럼 생겼으며 배의 끝은 길쭉하게 튀어나와 있다.가슴의 앞 부분에는 검은 무늬가 나 있다. 딱지날개에 난 맥은 매우 선명하게 나 있다. 뜬금 없이 길 가로 나와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먹이라도 있는지 왜 그런가 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잘린 풀 내음이 진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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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은 광택이 나는 검정색이다. 색은 단순한 검은색이 아니라 새까만 어두운 색이다. 눈으로도 그렇지만 사진을 촬영할 때에는 항상 형체나 윤곽만이 느껴질 뿐이다. 그림자 또한 자연스럽게 일체된 모습을 보여준다. 색을 흡수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마치 우주의 블랙홀 처럼 이질적으로 그 부분만 구멍이 뻥 뚫린 느낌이랄까. 그래서 곤충이 움직이는 것이 아닌 구멍이 움직이는 느낌을 받았다. 여지껏 만났던 곤충 중 가장 밤의 어둠에 가장 어울리는 색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다리에는 굵고 억세보이는 털이 가시처럼 나 있다. 어둠 속에 어떠한 구조와 색을 지녔는지 보정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확인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나는 바퀴벌레도 사육해봤고 만지는 것에도 거부감도 없지만 곤충 중에서 이상하게도 마주치면 본능적으로 잠깐이나마 긴장하게 된다. 이러한 긴장감은 산에서 뱀을 만났을 때와 비슷하다. 어쩌면 이 빠른 움직임이 단순히 빨리 도망가기 위함이 아니라 색과 더불어 인식을 저해시키고 그로 인해 긴장을 빠르게 놓지 못하게 만드는 전략 같은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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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면 생긴 것은 평범해 보이는 딱정벌레 이지만 꽤나 독특한 관계를 맺는 생태가 언제나 내 눈길을 끌게 만든다. 그나저나 그저 시커멓기 때문일까? 다른 꽃무지나 풍뎅이 종류들과 비교해볼 때 눈 처럼 보이는 곳이 눈에 띄지 않는다. 더듬이의 구조도 신기하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아주 얇고 넖게 퍼진 느낌인데 'ㄱ'자 형태로 꺾인 것도 아니고 귀를 들어 올리듯 펼쳐진 모습이다.
뜬금 없이 길바닥 위에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최근 주변에서 개미 종류들이 집을 한창 확장하고 있던데 그것과 관련이 있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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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에 힘없이 떠 있는 것이 멀리서부터 보였다. 물에 불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동안 관찰한 관찰한 도롱뇽들 중 유난히 체색이 옅었다. 몸의 군데군데에서 작은 곰팡이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가장 가까운 도롱뇽 서식지가 걸어서 5분 거리일 뿐만 아니라 숨을 곳, 먹을 것 하나 없이 인공시설로 둘러싸여 있는데 어떻게 이 곳까지 오게 되었을지 상상이 쉽게 가지는 않는다. 하루 건너 연달아 비가 내렸었는데 높은 습도를 틈타서 낮에도 조금씩 이동을 했을 것이다. 이 곳까지의 여정이 아마 순탄치는 않았으리라.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도착한 이 분수대의 웅덩이에는 아무런 먹을 것도 존재하지 않았고 그대로 갇혀버린 것이다. 시멘트나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90도 절벽도 쉽지는 않겠지만 어떻게든 점액을 묻히며 오르내리는 생활을 했을 텐데 그러한 삶의 방식도 군더더기 하나 없이 매끈하게 재단된 대리석 절벽 앞에서는 무리였던 것 같다. 그래서 결국 이 곳에서 익사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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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이 큰 수컷이다. 몸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이 물씬 풍기고 거친 털이 보이며, 각이 졌다. 다리에는 스트라이프 무늬가 나타난다. 약간 부식된 나무토막 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그 탓이 보기만해도 꽤 단단해 보인다. 펴면 길 것 같은 다리는 차곡차곡 접어서 몸이 전체적으로 마름모 꼴 형태로 보이게 만든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없었던 자리에 어쩌다 굳이 이 어둡고 추운 지하 층까지 오게됐을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평소라면 나름대로 이 곳까지 온 그대의 생각을 존중하여 그대로 두고 떠났을 테지만 이 곳에서의 죽음은 나에게 너무 익숙했다. 그간의 사례를 봤을 때 학생들에게 죽거나 수분과 먹이를 전혀 만나지 못한 채 메말라가거나 하는 미래가 너무나도 자명했기에 개입하여 입구 풀밭에 풀어주었다. 문제는 내가 흰색의 니트를 입고 있었고 그 거미의 보호색은 오히려 눈에 띄게 만들었다. 주변에 사람이 많아서 여러모로 귀찮은 일이 생기질 않길 바라며 조심스럽게 팔에 얹었지만 그러기에는 거미가 너무 활발했고 결국 요요를 하듯 갖은 곡예를 다 부리고 말았다. 문제는 뒤에서는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 표정이 어떨지가 쉬이 상상됐기 때문에 마지막에 거미를 풀어주고 떠나는 순간까지 뒤돌아 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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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심어둔 것이기도 하고 왔다갔다 자주 봐왔기 때문에 원래 관심 밖이었지만 수시렁이들이 무척이나 많이 살고 있었기에 어쩐 이유일지 궁금하여 관찰하게 되었다. 수술과 암술을 처음으로 자세히 관찰하게 됐는데 깜짝 놀랐다. 산딸나무의 커다란 흰색 꽃잎이 진짜 꽃인 줄 알았는데 안쪽에 들어찬 부분들이 모두 작은 꽃의 형태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꽃 안에 또 다른 꽃들이 들어찬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눈에 잘 띄는 부분은 거대한 꽃받침 즈음으로 보아야 하는 것일까? 왜냐하면 암술은 처음부터 암술만 존재하는게 아니라 처음에는 꽃잎처럼 생긴 네 장이 수술과 함께 싸여져 몽우리를 진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꽃이 개화하듯 네 장의 작은 꽃잎이 열리면 그 안의 또 네 장의 수술과 가운데의 암술이 드러난다. 시간이 지나 수분이 완료되면 작은 꽃잎과 수술이 모두 떨어지고 암술만이 남는다.
역시나 안쪽의 모든 꽃이 동시에 피진 않았고 일부분씩 돌아가면서 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 그렇게 하여 적은 수의 수시렁이들에게 확실히 수분을 받으면서도 적은 에너지 유지비가 들게끔 하려는 심산이 아닐까 싶다.
분명히 충분히 알고있다, 혹은 많이 보았다고 생각들더라도 막상 조금만 다르게 보면 뒷통수를 맞는 듯한 충격을 받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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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은 무척이나 작은데 검은색 표피에 잔털로 만들어진 알락무늬를 갖고 있다. 배면의 털은 흰색이다. 요즘 올라오는 관찰기록에 자주 보이기 시작하면서 나도 이제 만나보고 싶다고 생각할 즈음 정말로 만나게 됐다. 크기가 작으면서 그림자가 지지도 않았는데 꽤 먼 거리에서부터 몸을 숨기려는 행위를 취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움직임이 눈에 더 잘 띄게 만들었지만 더 결과적으로 이들의 움직임이 예상치 못 하게도 몸집에 비해 빨라서 제대로 쫓기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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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이다. 가슴의 등판은 금색이고 줄무늬가 나 있다. 쥐똥나무의 꽃이 피어 찾아온 줄 알았지만 쥐똥나무의 꽃은 모두 몽우리 상태였다. 단지, 그 주변으로 깍지벌레 종류가 가득했으며 그로 인한 단물이 잎의 곳곳에 가득했다. 호리꽃등에를 비롯한 많은 작은 곤충들이 이러한 단물을 마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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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는 줄기의 색이 붉고 길쭉하게 서서 자라지만 꽃이 될 부분은 낮은 높이로 넓게 퍼진다. 꽃대의 부분은 줄기가 하얗다. 꽃잎은 노란색으로 5~6장이다. 꽃잎이 노랗고 길쭉해서 무언가 많아 보이는 착각을 일으키지만 자세히 보면 수술은 가늘고 길기만 할 뿐 꽃가루는 매우 적고 꽃잎 주위로는 대부분이 여백이다. 잎은 마주보지만 뒤쪽으로 받침 형태로 하나의 잎이 더 자란다. 이러한 받침 잎은 가장 먼저 자리잡고 자라며 이후에 마주보는 잎이 자란다. 주변이 상대적으로 건조하고 흙이 많지 않은 공간임에도 무리지어 잘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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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 들르면 종종 고라니를 만난다. 주요 활동장소인 듯 보인다. 주변에는 배설물을 쉽게 찾을 수 있었고 주변의 풀 종류는 불규칙한 높이로 똑똑 끊어져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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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바귀 종류 같다. 꽃잎은 5~6 장 정도 되지만 길이에 비해 장수가 적어 보여 휑한 느낌이다. 반면 수술은 매우 길게 뻗어 있다. 잎은 좁고 길쭉한 형태인데 줄기가 닿을듯 말듯 가까운 부분에만 톱니가 주로 나 있다. 뿌리 쪽 잎은 보다 둥근 숟가락 형태이고 마찬가지로 비슷한 위치에 톱니가 모여나 있다. 고라니가 뜯은 흔적을 보았는데 줄기는 비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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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는 잎의 주변일 수록 그 곳을 보호하듯 흰 털이 무수하게 나 있는데 그 모습이 거미줄로 칭칭 감아둔 것 같다. 잎이 커져감에 따라 끝 부분으로 갈 수록 흰색 털이 밀도가 낮아진다. 그것으로 보아 잎싹일 때 만들어진 흰 털은 잎이 자라면서 당장 사라지는 것이 아닌, 더 이상 생성되지 않고 잎이 확장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뭉쳐있던 털들이 서로 멀어지게 되고 이들마저 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형태가 되는 것 같다. 그와 별개로 잎의 뒷면은 항상 털이 생산 되는지 조밀하여 은색으로 보이고 보드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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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종류 적어도 양치식물 같다. 전형적인 나무나 풀의 줄기라기 보다는 제비꽃처럼(고사리처럼) 넓게 퍼지듯 나 있다. 옆에 전형적인 고사리 종류를 같이 두고 찍으니 더 고사리 처럼 생겼다. 잎은 마주나고 있지만 소엽은 어긋나 있다. 하지만 정 가운데 줄기를 따라 끝에서 2~3번째 까지의 소엽은 마주보고 있다. 잎의 가에로는 작고 둥근형태로 톱니가 나 있고 앞면과 뒷면 모두 빗살무늬가 비교적 선명하다. 줄기와 잎의 뒷면은 연두색이지만 잎의 윗면은 녹색이다.
새 잎이 나는 모습은 작은 잎싹이 자라서 큰 잎이 되는 것이 아닌 끝 부분의 원 잎의 한쪽이 확장되어 결국 분지되는 것 처럼 보이는데, 그 모습이 마치 출아하여 생기듯 보이는 것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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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암나무의 종류 같다. 잎은 넓은데 큰 것은 손을 거의 덮을 정도였다. 잎에 난 톱니의 크기와 형태는 불규칙하며 가지의 힘에 비해 잎이 넓어서 그런지 가에쪽으로 축 늘어진 형태이다. 잎의 끝 부분은 유난히 길고 뾰족하게 돌출되어 있다. 가지의 수피에는 없지만, 잎자루와 올해 새로 난 줄기에는 잔 가시털이 가득하다. 잎의 뒷면에는 굵은 잎맥 종류에만 잎맥을 따라 3cm 정도의 간격으로 볼품없는 털이 한 가닥 붙어있다. 가시털을 만져보려다 쐐기풀이 떠올라 오늘만큼은 그 따가움을 느끼고 싶지 않아 다음에 만져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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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에 비해 더듬이는 무척이나 짧다. 전체적으로 노르스름한 체색에 검정색 무늬가 나 있다. 다리는 많이 길어서 마치 그런 다리를 주체 못하듯 아무렇게나 걸쳐놓은 것 처럼 앉아있다. 눈에는 물방울이 묻어있는데 어딘가 물가에 다녀온 것 같다. 오랜 시간 움직임이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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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주변은 연한 갈색의 털이 나 있고 군데군데 하얀 무늬가 있다. 턱의 털은 하얗고 부리는 진한 고동색이다. 날개는 좀 더 진한 고동색에 가깝고 흰색의 줄무늬가 나 있다. 꽁지깃은 대부분이 하얗고 일부 고동색이 섞여있으며 무늬가 없는 군청색의 깃도 있다. 다리는 암녹색이고 발톱은 뽑기 기계처럼 둥글게 날카롭다. 바닥의 군데군데 옅은 혈흔이 있고 개미 종류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돌아가는 길,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숲에서 관찰을 하다보면 예상치 못한 튀어나옴 때문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 순간적으로는 놀라지만 숲에 오기 전부터 어느 정도 그러한 동물을 만날 것은 예상 범위 내였고, 그 탓에 본능적으로 숲 동물임을 알아차리고 빠르게 흥분이 가라앉지만 지금의 경우는 무척이나 다른 상황이다. 죽은 쇠딱다구리는 나의 행동에 반응을 하지 않고 쇠딱다구리처럼 행동하지도 않으니 가까이 접근할 때까지 인식하지 못할 수밖에. 숲에서도 사체를 보지 못하는 건 아니다. 단지 사체의 대부분은 분해되어 거의 사라졌거나, 사냥 이라는 행위로 인한 몸부림 등 여러가지 흔적이 멀리서부터 흩뿌려져 있다. 아무튼 인공시설의 근처에서 죽은 동물의 사체에는 특히 더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이 예상범위 밖이기 때문이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이마의 붉은 흔적은 유리창에 부딪혀 떨어진 후 바닥에 부딪혀 생긴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유리창이 너무 깨끗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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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컷이다. 날개는 투명하고 맥은 까맣다. 다리를 제외한 온 몸은 광택이 나는 검은색 이다. 몸에는 잔 털이 나 있는데 가슴 쪽 등판에는 황색의 잔털이 나 있고, 가슴과 복부의 바깥쪽에는 흰색의 털이 나 있다. 몸의 안쪽부터 다리의 첫번째 마디의 절반까지는 까만색이지만 나머지 부분은 주황색이다. 한 쌍의 더듬이 각 상단에는 또 센서와 같은 얇은 촉각이 하나 더 있다. 크기는 매우 작아서 그냥 지나치기가 너무 쉽다.
최근 이곳 저곳에 피어난 개망초의 꽃에 여러 꽃등에 종류들이 모여든다. 그리고 주변에 벌들이 잘 찾아오지 않는, 이러한 작고 볼품 없고 척박한 환경의 한쪽에서 자라고 있을지라도 작은 꽃등에 종류들에게는 인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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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의 꽃이 드디어 피었다. 분명 몽우리는 연보라 빛이 감도는데, 꽃이 활짝 피면서 그러한 색감은 사라진다. 줄기에는 각이 져 있는데 거친 털은 그 각과 몽우리의 꽃받침, 잎의 가장자리를 따라 나고 있다. 잎은 특별한 규칙성을 발견하기 어려울만큼 나폴거리는 형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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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를 입은 듯 온 몸이 까맣다. 유난히 털이 많아보이기도 한다. 아마 양봉꿀벌의 체색은 털이 감춰져 보이는 주황색이지만 재래꿀벌은 온 몸이 까매서 유난히 털이 돋보이기 때문인 것 같다. 토끼풀에서 꿀과 꽃가루를 모으고 있었는데 아까 전, 쥐똥나무에서 다량의 화분가루를 모으고 있던 양봉꿀벌 무리와 비교할 때 이 벌이 모은 화분덩이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기분 탓일까? 최근 몇 년 사이에 재래꿀벌을 만나는 빈도가 늘었다. 특히 올해 들어서 진천에서 만난 재래꿀벌의 수는 벌써부터 최고로 많이 만났다. 아이러니하게도 토종꿀벌 양봉장도 줄고 토종꿀벌 복원 사업도 멈춘 이후에 개체수가 더 증가하고 있는 것만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아직까지 양봉꿀벌처럼 무리지어 채밀하는 광경은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여전히 한 마리의 개체만 발견할 수 있었다. 단순히 이 종의 개체수가 적어서 그런 것일까? 생각해보니 깊은 산에 집을 지어 주로 그러한 곳에서 채밀하는 삶을 갖는다면, 아무래도 그 양은 한정되어 있을 것이고 무리지어 다니는 것은 비효율적일테니 이러한 습성이 생긴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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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하얀색인데 너무 하얘서 카메라로 잡을 때마다 꽃의 색이 너무 하얗게 튀어서 꽃의 경계가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줄기와 꽃받침에는 흰색의 잔털이 나 있다. 무슨 연유인지 잎에는 끈끈한 경우가 많아 각종 이물질이 자주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꽃에 크기에 비해 진한 이 달콤한 향기는 꽃 뿐만 아니라 잎에서도 내뿜는게 아닐까? 진한 향기에 이끌려 많은 수의 양봉꿀벌이 꽃에 모여든다.
'쥐똥나무'라는 이름만 보면 똥내가 날 것 같지만 막상 맡아보면 내년에도 맡을 수 있기를 기다려지는 달콤한 향기가 난다. 그래서 나는 쥐똥나무의 꽃이 필 시기 즈음에는 통학할 때 늘, 건너편의 벚나무 가로수길이 아닌 좁지만 이 나무 담장 쪽으로 발길을 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쁜 일상에 몽우리가 자라는 모습을 잊고 지나치곤 하는데, 어느 날 '위이잉' 거리는 벌들의 소리를 듣고는 꽃이 피었음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