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참오동나무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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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생물종1 관찰기록29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겨울이 시작되었다. 마지막에 올라온 새잎이 조금씩 자라며 어렵사리 삶을 이어가고 있다. 비가 내렸다. 새로운 급전 대출 명함이 바닥에 달라붙어 있다. 어떻게든 살아남는 나무.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남은 줄기마저 누군가가 억지로 꺾었다. 다시 또 올라오는 새잎.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도 새잎들이 나온다. 쓰레기와 커다란 마른 잎들이 배수구를 막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이유가 뭘까. 누군가 가지를 톱으로 자르고 잎들을 꺾은 흔적이 있다. 잎들이 쓰레기처럼 널브러져 있다. 지난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았는데. 꺾어버린 잎자국마다에 고리 모양 관속흔이 드러나 있고 위쪽에는 잎눈이 보인다. 그래도 나무는 새잎을 계속 낸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와! 지금까지 본 중 가장 크다. 유리문을 반이나 가릴 만큼 자랐다. 특유의 오각형 잎들이 방석만 하다. 뿌리 쪽에 가까운 잎들은 계단 아래 칸까지 흘러넘친다. 늠름하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바람이 분다. 불안해서 잠시 확인. 커다란 잎들이 펄럭인다. 조마조마하다. 아래쪽의 잎들은 계단에 배를 깔고 있다. 라지 한 판 더! 찢기고 경품대잔치!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몰라보게 자랐다. 이만큼 자란 모습은 처음이다. 줄기에 흰 반점, 잎겨드랑이에서 새잎 계속 나오고, 뿌리 쪽은 목질화하고 있다. 계단을 부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바람까지 분다. 노란 슬리퍼 이쪽에 한 짝, 저쪽에 한 짝, 장수막걸리 한 병 추가, 벽에는 여사원 모집 추가.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다시 유리문의 전화번호를 조금 가릴 만큼 키가 자랐다. 걱정도 다시 자란다. 계단 주변이 정말 지저분하다. 5분 대출, 나무젓가락, 담뱃갑, 꽁초, 굴러다니는 요거트 병과 빨대, 날아다니는 휴지, 벽에는 라지 한 판 더!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이렇게 누워 있는 모습을 보게 되다니. 나무가 보이는 모퉁이를 돌자마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비좁은 틈에서 견디지 못한 걸까 누가 꺾은 걸까. 마음이 아프다. 그런데 뿌리 쪽에서 또 새잎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방가지똥이 자라던 부서진 틈에는 망초가 자리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