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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창공원의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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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생물종32 관찰기록149

참새
2

서울 용산구 효창동

새벽 5시. 열어놓은 창문으로 새소리가 유난히 시끄럽고 크게 들렸다. 아직 어스름하게 동이 트는 중인데 새들은 벌써 다 깼나보다. 누가 그렇게 크게 우나 궁금해서 썬크림 바르고 쌍안경 들고 길을 나섰다.

그렇게 다다른 효창공원에서 만난 참새 유조들은 나에게 행복한 아침을 선물해주었다. 솜털 반, 깃털 반의 포동포동한 유조들은 성조보다 몸은 큰데 날개가 짧고 꼬리도 얇아서 너무나 귀여웠다. 마치 어린 아이의 팔다리가 짧은 것처럼 어린새들도 실루엣부터 애기 티가 났다. 사랑스럽게도 이들은 깃털 고르기를 하면 솜털이 이리저리 밀리면서 모양새가 더 어수선해졌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줄기차게 깃털을 고르는 유조들이 많았다. 혹시 솜털을 솎아내는 과정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또한 놀랍게도 하얀 배의 깃털을 가르면 속은 새카맸다. 오늘 처음 봤는데 신기했다. 참새 덕분에 이렇게 기쁠 수 있다니, 오늘은 하루의 출발이 참 좋다.

나무발

2024년 6월 16일

오색딱다구리
3

서울 용산구 효창동

육추 중인 오색딱따구리를 멀리서 관찰했다. 유조는 우리가 머문 한시간 반 동안 끝없이 울었다. 먹은 에너지를 모두 우는 것에 쓰는 것만 같이 온힘을 다해 우는 느낌었다. 유조는 아주 가끔, 잠깐만 머리를 내밀었는데 정수리의 빨간 모자가 성조보다 컸다. 빨간 모자를 쓴 것 같아서 귀여웠다. 둥지 구멍이 작아서 한 번에 한 마리만 머리를 내밀 수 있기 때문에 둥지 안에 몇 마리가 있는지 가늠할 수 없어서 궁금했다.

어미는 오분이나 십분 간격으로 먹이를 물어오는 것 같았다. 한 번은 나방이나 나비인지 꽤 큰 곤충을 물어왔는데 한 번에 다 주지 않고 유조가 뜯어먹게 했다. 사람이 아기에게 한 숟가락씩 떠먹여주듯이 어미도 유조에게 한입씩 주는 모양이었다. 어미는 가끔 산책로 건너의 나무에 앉아서 몇분씩 울었다. 쉬는 건지 유조에게 안심을 시켜주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잠시 머물다가 또 먹이를 찾으러 떠났다. 유조 먹이주기, 길 건너 나무에서 쉬기, 먹이 물어오기를 무한반복하는 걸 보며 내 마음이 출퇴근하는 워킹맘에 빙의했다. 새나 사람이나 육아는 고되고 같은 행동을 무한히 반복하는 게 똑같다.

우리가 카메라를 들고 관찰하고 있으니 오가는 사람들이 같이 관심을 보여서 짧게 도란도란 얘기도 하고 재미있었다.

나무발

2024년 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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