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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24bio 조현지

2024년 3월 19일 오전 1:36

봄이면 개나리와 함께 가장 먼저 꽃을 피워 산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진달래다. 사진을 촬영한 날짜에는 개화가 시작되는 시기였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3월 18일 미술관 앞의 진달래는 만개하여 관목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꽃다발처럼 느껴졌다. 이하는 관찰자가 알고 있는 철쭉과 진달래의 차이에 관한 지식 및 일상 관찰로 인한 추론으로, 실제 정보와 다른 오류가 존재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따로 찾아보지 않았다.) 진달래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비교적 잘 생존한다. 야산에 주로 서식하며 봄꽃들 중에서도 3월 초부터 이르게 꽃을 피우는 편이다. 색은 분홍색만 보았다. 따로 관리하지 않아도 그리 높게 성장하지 않는 관목으로 보인다. 5장의 꽃잎은 완전히 독립되지 않아 연결되어 있으며, 부드럽고 여리며 형태가 비교적 넓직하다. 잎을 틔우기 전에 꽃을 피우며, 꽃이 지고 난 뒤에야 잎이 돋아나기 시작한다. 줄기 끝에 3개 전후의 꽃이 한데 모여 핀다. 화전으로 만들어 섭취가 가능하다. 긴 암술 한 개, 상대적으로 짧은 수술 여러 개가 꽃잎 안쪽에 자리한다. 한편 철쭉은 산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고, 인간이 심은 관상용 관목으로 주로 확인된다. 진달래와 마찬가지로 봄꽃이지만, 개화 시기가 진달래에 비해 늦어 햇빛이 강해지고 날씨가 확연히 따뜻해지는 수준을 넘어 약간의 더위가 느껴지는 4월이 지나야 만개한다. 단일한 분홍색의 품좀만 있는 것이 아닌, 크고 주로 흰 꽃을 피우는 산철쭉과 형광빛이 도는 주황색 꽃을 피우는 영산홍까지 다양하다. 색이 짙고 강렬할수록 피워내는 꽃의 크기가 작고, 색이 연할수록 꽃의 크기가 큰 경향성이 있는 것 같다. 5장의 꽃잎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진달래에 비해 빳빳하여 힘이 있고 형태가 넓다기보다는 뾰족하고 군기가 잡혀 있다. 잎이 돋아난 뒤에 꽃을 피우며, 꽃봉오리를 만져보면 상당히 끈적거린다-이 끈적거리는 꽃봉오리는 벌레나 기타 동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추측하고 있다. 화전 등으로 섭취하지 않는다. 간혹 어린 친구들이 철쭉 꽃을 따서 꽃꿀을 빨아먹곤 하는데, 어른들은 철쭉에 독이 있다며 먹지 못하게 막곤 했다(아이들 입장에서의 당사자성 발언이다. 자주 따먹지는 않았다.). 꽃이 질 때면 꽃잎과 수술만을 떨구며, 암술은 남아 열매를 맺는다. 궁금한 점은 진달래와 철쭉의 개화시기에는 왜 차이가 발생하느냐는 점이다. 식물의 개화는 밤의 길이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배웠다. 즉, 진달래는 상대적으로 밤이 긴 봄에 개화하며 철쭉은 밤이 더 짧아진 시기에 개화한다. 각각의 꽃의 개화 시기에는 어떤 생존 전략이 있는가? 첫 번째 추측은 천적에 대한 꽃의 취약성이다. 진달래는 철쭉에 비해 꽃잎이 연약하여, 해충이나 강수 등의 영향을 덜 받는 이른 봄에 꽃을 피운다는 설명이 된다. 반대로 철쭉은 병충해나 강수에 강하여 늦봄의 개화에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추정이 가능하다. 진달래의 꽃봉오리는 만져보지 않았으나 철쭉의 꽃봉오리는 끈적한 것으로 보아, 철쭉은 기타 해충에의 대비가 잘 되어있다고 생각할 법 하다. 두 번째 추측은 수분 방식의 차이다. 첫 번째 추측에서와 동일한 전제로, 이른 봄에는 곤충이 적게 돌아다닌다. 진달래와 철쭉의 수분 방식에 차이가 있어, 철쭉은 곤충의 도움이 필요하며 진달래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다면 더 따뜻하며 곤충이 많은 시기에 철쭉이 개화한다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다만 두 번째 추측에서의 의문은 진달래와 철쭉은 그 형태가 닮아서, 수분의 매개 곤충도 비슷할 것으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인간이 감지할 수 있는 전자기파는 가시광선 뿐이기에 곤충과 다른 시야를 가진다지만, 꽃잎 안쪽 위치한 점무늬며 전반적인 형태, 색상까지 두 꽃은 상당히 닮아 비슷한 곤충을 유혹하는 전략이라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진달래는 왜 굳이 벌나비가 적은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가. 세 번째 추측은 유사종 간의 혼합 교배 방지다. 미국의 어떤 매미들은 13년, 17년, 심지어는 19년 주기로 애벌레가 성충이 되어 올라온다. 이때 염두해야 할 점은, 단순히 '애벌레 상태로 17년'이 아닌, '모든 17년 매미는 17년을 주기로 동일한 해에만 성충이 되어 교배'라는 점인데, 13, 17, 19의 숫자의 공통점은 '소수'라는 것이다. 최소 공배수가 어마어마하게 커지는 이 숫자 조합이 그들의 유사종간 교배를 최소화한다. 주기가 애매하게 섞여 1~2년 먼저, 혹은 늦게 태어나 짝 없이 홀로 꺠어나는 후손이 적을 것이다. 같은 이유로 진달래와 철쭉이 서로 간의 교배를 피하는 방향으로 개화 시기를 다르게 설정했다고 추측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 가설의 문제점은 철쭉과 진달래가 교배가 가능할 만큼의 유사종인지를 아직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중 옳은 가설이 존재하는지, 아니면 제가 생각지 못한 제 4의 정답이 있는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관찰정보

  • 위치
    서울 서초구 서초동
    도로명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중앙로 96
  • 고도
    정보가 없습니다.
  • 날씨
    맑음 | 기온 8.3℃ | 강수량 0mm | 습도 58% | 풍속 9m/s
  • 관찰시각
    2024년 3월 13일 오전 11시

생태정보

  • 분류체계
    식물계 Plantae > 피자식물문 Magnoliophyta > 목련강 Magnoliopsida > 진달래목 Ericales > 진달래과 Ericaceae > 진달래속 Rhododendron
약관심(LC) 한국희귀식물목록집(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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