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9.오후 1시- 이상한 '깨깨깩' 소리가 났다. 창문을 열고 확인해보니, 큰부리까마귀 한 마리가 황조롱이를 공격하고 있었다. 녀석은 직접적으로 계속 공격하지 않고, 오히려 황조롱이 근처에서 깍깍거리면서 기회를 엿볼 때가 많았다. 그러면서 황조롱이를 겁먹게 했다. 그러다가 기회가 오면 황조롱이에게 달려들어서 날면서 황조롱이를 공격했다. 황조롱이는 겁을 단단히 먹었는지 날아갈 기회가 와도 꼼짝않고 얼어붙어서 큰부리까마귀를 바라볼 뿐이었다. 심지어 큰부리까마귀가 슬슬 접근해 올 때는 기둥에 바싹 붙기까지 했다. 주로 황조롱이를 공격했던 까치는 큰부리까마귀가 공격을 담당하자 합세해 공격하지는 않고 근처에서 몇 마리가 시끄럽게 울어댈 뿐이었다. 황조롱이는 옥상 문 앞에 앉아있다가 공격당해서 멀리 날아갔는데 그것으로 끝인 줄 알았건만, 끝이 아니었다. 다시 와서 가스배관에 앉아있었다. 아까도 황조롱이를 계속 공격했었는데 황조롱이는 멀리멀리 날아가지 않았다. 오히려 떠나지 않고 돌아왔었다. 큰부리까마귀는 황조롱이를 공격하는 것에 흥미를 잃고 날아가버렸고, 황조롱이는 이제 안심한 듯 가스배관에 앉아있다 창틀에 앉았다. 잠시 깃털을 고르는 듯 하다가 110동 쪽으로 날아갔다. 아까 날아가지 않고 계속 돌아왔던 까닭은 무엇일까? 110동 쪽에 둥지라도? 황조롱이가 10월에 번식을 하나? 이런저런 의문을 품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