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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부채

Donghoon Shin

2020년 7월 12일 오후 9:10

산책길에 만난 범부채 여름이 왔음을 실감하게 하는 꽃이다 [壹日花話-내게 가까운 꽃에서 배워라] - 범부채 요즘은 ‘젓가락 장단’을 아는 사람이 드물다. 치는 사람도 거의 없고, 허용하는 술집을 찾기가 힘들다. 장단과 함께 떼창(싱어롱)을 허락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 대학 다니던 80년대 부산의 모 대학가는 밤이면 술집에서 젖가락 장단으로 노래 부르며 싼 소주와 고갈비(고등어갈비) 안주 먹는 일이 다반사였다. 술상의 테두리는 쇠젓가락을 하도 맞아서 너덜너덜했다. 한 시대의 드러머들이 다 모였던 것 같다. 박치가 절로 치료되는 그런 시대였다. 우리말로 ‘변죽’이라는 말이 있다. 꼭 한자어 같지만 두 글자 중 하나만 한자다. “邊죽 = 그릇이나 세간, 과녁 따위의 가장자리” 변죽(을) 치다, 변죽(을) 울리다. 이렇게 쓰인다. 핵심을 직접 말을 하지 않고 둘러서 말을 하여 짐작케 하는 것이다. 다음 이야기는 꽃이야기를 연결시키려고 좀 억지를 부렸다. ^^ 흔한 풀꽃 약재명 중에 ‘변죽’이 있다. 한자로 萹竹이라 쓴다. 萹은 ‘마디풀 변, 마디풀 편’이어서 ‘편죽’이라고도 한다. (이때 ‘편’으로 쓰는 게 더 통용된다고 한다) 다른 한자를 써서 가장 흔히 쓰이는 단어는 편축(篇蓄)’이다. 마디풀(Polygonum aviculare)이라는 아이다. 그런데, 옛 식물서적에 萹竹을 쓴 자생식물이 하나 더 있다. 萹竹보다는 射干(사간)으로 불리는 경우가 더 통용된다. 이 아이의 뿌리줄기를 말린 약재 이름이다. ‘射干’은 줄기 모양이 길며 곧아서 사냥꾼의 지팡이와 비슷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이 아이를 처음 본 아이들은 분명 외쿡(?)에서 온 원예종일 거야 생각을 하지만, 토종 신토불이 자생식물이다. 주인공의 이름은 ‘범부채’이다. 다섯 장의 붉은색 점 무늬를 주황색 꽃잎에 새긴 예쁜 꽃이다. 조선인들만의 손에 의해 사상 최초로 식물분류학적 기준으로 우리말 꽃이름을 정리한 <조선식물향명집, 1937>에서 ‘범부채’로 ‘사정(査定)’되었다. 모리 타메조의 <조선식물명휘, 1922>에 이미 ‘범부졔(Pompuche)’로 기록하고 있어 조상들이 불러온 이름임을 알 수 있다. 일본명은 ヒオウギ(檜扇)라 하는데, 일본의 전통 민속용 부채다. (5번째 사진 참조) 원래 궁중(宮中)에서 사용하였던 나무로 만든 부채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범부채의 외형에서 ‘부채’를 본 것이다. 열매는 익으면 까만 구슬 같은 특별한 씨앗을 내어 놓는다. (4번째 가진 참조) ‘범부채’는 원래 Belamcanda속으로 분류되었다가, 2005년에 분자생물학적 DNA분석에 따라 붓꽃속(Iris)으로 재분류되었다. <국가표준식물목록>은 아직도 옛 학명으로 올려 놓고 있다. #범부채 #붓꽃과 붓꽃속 #Iris domestica (L.) Goldblatt & Mabb. (이명 Belamcanda chinensis (L.) DC.)

관찰정보

  • 위치
    경기 의왕시 왕곡동
  • 고도
    해발 102m
  • 날씨
    흐림 | 기온 24.9℃ | 강수량 10mm | 습도 72% | 풍속 2.0m/s
  • 관찰시각
    2020년 7월 12일 오전 10시

생태정보

  • 분류체계
    식물계 Plantae > 피자식물문 Magnoliophyta > 백합강 Liliopsida > 백합목 Liliales > 붓꽃과 Iridaceae > 붓꽃속 Iris
최소관심(LC) 국가생물적색목록(2021), 약관심(LC) 한국희귀식물목록집(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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