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지는 나무의 수를 헤아리며 슬픔의 크기를 헤아리던 날이었어요. 나무를 베어내고 뿌리마저 긇어 미리 파놓은 구덩이에 뿌리를 파뭍던 중장비를 노려보는 흰새를 보았어요. 소나무를 베어낸 날이었지요. 중대백로는 사람들이 다가가도 날아가지않고 무언가를 찾아 헤매다가 중장비를 서늘하게 응시하고있었습니다 무얼찾고 있느냐고 무얼 잃어버렸냐고 사람 가까이 오지않고 평생 한마리의 짝과 살아간다는 이 아이는 아직도 혼자 이 숲 이 계곡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 아이만 보면 눈물이 납니다 좀 더 일찍 멸종위기종이란 말을 알았더라면 이 공사를 멈춰줄 수 있었을텐데 우리가 힘이 없어서 잃어버린 이 녀석의 소중한 것을 우린 절대 되찾아줄 수 없지요 이름을 만들어주지않았어요 그냥 언제까지나 사람과 인연짓지않고 자연 그대로이길 바랍니다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