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독수리를 만날 수 있다고 해서 전북 김제시를 찾았다. 도착해 보니 빈 밭에 누군가 로드킬 당한 고라니 사체를 갖다 놓았고, 사람들은 검독수리를 찍기 위해 차량에 탑승한 채로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10시가 되기도 전에 인근 산에서 높은 나무에 앉아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관찰했는데, 마침 어떤 분이 차에서 나와 트렁크를 열고 뭔가를 꺼내는 등 사람의 움직임이 있으니 다시 안 보이는 곳으로 사라졌다. 오후 1시 20분 정도가 되어서야 나무에서 날아오르는 게 보였는데, 곧장 고라니 사체 있는 쪽으로 와서 내려 앉더니 한참을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경계하다가 꽤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식사를 했다. 까치와 까마귀가 나타나 귀찮게 하기도 했지만 별로 영향 받지 않고 식사를 한 후 다시 산 쪽으로 날아가 나무에 앉아 쉬는 것 같았다. 무게중심을 뒤에다 둔 쫄보 까마귀의 소심한 도발과 + 며칠 전 한 마리 잡아먹었다는 까치가 공격 사정권 내로 들어오는지 노려보는 듯한 검독수리의 눈빛 등을 한 시간 조금 안 되는 시간 동안 가까이서 숨죽이고 지켜볼 수 있었다. 조류도감에 의하면 날개와 꼬리에 뚜렷한 흰색 부분이 많은 것으로 보아 아직 어린 새인 것 같다. 영어 이름이 'Golden Eagle'인데, 머리와 뒷목의 황갈색 깃이 영어 이름과 어울리는 것 같다. 전투기 중 'F-15 Eagle'에서 성능이 업그레이드 된 'F-15C'가 'Golden Eagle'로 불렸고, 우리나라의 경우 대한민국 최초의 국내 개발 초음속 고등 훈련기 T-50의 애칭이 '골든이글'이다. ▼ [야생조류 필드 가이드] 설명 내용 중 일부 국내에서는 드문 겨울철새다. 주로 산악지대에서 번식하지만 겨울에는 하천, 평야, 해안가나 평지에 서식한다. 주로 산토끼, 꿩, 오리류 등을 사냥한다. 천연기념물 243-2호다. 과거 서울 예봉산, 경기 천마산, 내장산 도집봉 등지에서 소수가 번식한 텃새였으나, 오늘날 번식 기록은 없으며, 적은 수가 겨울철새로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