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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이

김유호

2024년 5월 30일 오전 11:08

학기가 시작되니 너무 바쁜 요즘. 그 와중에도 박새의 육추를 관찰하며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만난 녀석이다. 오후, 평화롭게 박새 부모의 먹이 전달이 계속되고 있던 숲속. 갑작스레 못 보던 새 한 마리가 날아든다. 어? 첨보는 녀석인데? 싶어 급히 카메라를 옮기고 촬영 시작. 처음에는 반대편을 바라보고 있어 맹금류로만 파악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레 몸을 돌린다. 뭔가를 발견한 모양. 잠시 살피더니 이내 망설임 없이 가지를 박차고 날아오른다. 녀석의 노림은 바로 새끼에게 먹이를 날라다 주고 있던 박새 수컷! 내 머리 바로 위에서 박새의 비명과 녀석의 날갯짓, 그리고 이 새로운 새의 날카로운 발톱이 뭔가를 스치는 소리가 동시에 파바박~! 다행히 박새 아빠는 나뭇잎 사이로 몸을 숨겼고 녀석은 잠시 옆 가지에 앉았다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린다. 다시 고요해진 숲. 좀전의 긴장감으로 난 숨도 죽이고 있었고, 숲은 그 긴박함으로 잠시 멈추어 있다. 숲이 다시 정신을 차린 건 박새 수컷의 높은 소리 덕분. 자신감 같기도 하고, 경고음 같기도 한 그 소리로 숲은 다시 깨어난다. 처음에는 매인줄로만 알았다. 그렇지만 가슴에서 보였던 주황색의 가로줄 무늬 등은 매의 특징과는 너무 달랐다. 도감을 펼친 나는 잠시 고민에 빠진다. 녀석의 발(발가락)이 주황색이라서 쉽게 동정될 줄 알았건만 도감 어디에도 주황색 발(발가락)을 가진 맹금류는 없는 게 아닌가. 새매인가 싶었지만 흰색의 눈썹선이 없어서 탈락. 그럼 붉은배새매일까? 하지만 부리 기부의 납막이 주황색이라고 언급된 도감의 내용을 기초로 했을 때, 이 녀석의 납막은 노란색이므로 역시 탈락. 그럼 뭐지.... 결국 찾아낸 건 도감에서 붉은배새매 옆 페이지에 설명되어 있던 조롱이. 사진을 보았을 땐 전혀 달라보였는데, 내용을 읽어보면 수컷과 암컷이 서로 다르다고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설명에 따르면 도감의 사진은 암컷임이 분명했다. 얼른 다른 도감을 펼쳐보니 여기 실린 조롱이 수컷 그림이 내가 찍은 사진과 유사해 보인다. 이 도감에 따르면, 조롱이는 노란색 눈테가 있고 납막이 작고 노란색이며 멱에는 검은 세로줄 무늬가 하나 있다고 하는데, 이게 사진과 일치한다.!! 또 수컷의 경우 배에는 주항색의 약한 가로줄무늬가 있고 눈은 붉은색이라고 하는데 이것 역시 사진과 일치!!!!!! (암컷은 가슴과 배에 갈색의 가로줄이 있고 눈이 노란색이라는데, 다른 도감의 사진은 이 설명과 일치했다.) 멸종위기야생동물Ⅱ급의 흔하지 않은 텃새가 여기 살고 있다. ㅜ.ㅜ (감동과 감사, 안도 등의 눈물입니다.) 근데.. 왜 발이 주황색으로 보이는 거지? 모든 도감에서 발은 노란색으로 나오는데....

관찰정보

  •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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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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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씨
    구름 | 기온 15.3℃ | 강수량 0mm | 습도 59% | 풍속 18.3m/s
  • 관찰시각
    2024년 5월 8일 오후 4시

생태정보

  • 분류체계
    동물계 Animalia > 척삭동물문 Chordata > 조강 Aves > 매목 Falconiformes > 수리과 Accipitridae > 새매속 Accipiter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취약(VU) 국가생물적색목록(2019), 관심대상(LC) IUCN적색목록3.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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