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시간이다. 습지 갈대밭에서 까치가 “깍, 깍, 깍” 소리를 내며 껑충껑충 뛰고 있다. 아무래도 뱀이랑 싸우고 있나 보다. 맨눈으로는 잘 안 보여 카메라로 보니 역시 뱀이다. 누룩뱀이 또아리를 틀고 고개를 살짝 들어 경계하고 있다. 고개를 확 밀며 까치를 공격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대부분 방어를 하고 있다. 까치는 누룩뱀을 빙글빙글 돈다. 누룩뱀이 공격을 하면 펄쩍 뛰어 뒤로 물러섰다가 다시 공격을 한다. 주로 꼬리 쪽을 공격하는데 잠깐 부리로 물었다가 놓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까치가 공격에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깍, 깍, 깍” 소리를 내며 누룩뱀을 사방으로 빙글빙글 돌 뿐이다. 누룩뱀은 고개를 자유롭게 돌리며 까치에 대응한다. 너무 가깝게 붙어 까치가 위험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다만 누룩뱀의 공격은 치열하지 않다. 방어에 주력한다. 5분 남짓 싸움을 계속하더니 까치가 풀쩍 날아 몇 미터 떨어진 물가로 간다. 그러더니 이내 버드나무에 오른다. 누룩뱀은 까치가 떠나고도 가만히 움직이지 않는다. 경계를 풀지 않는 것일 테다. 까치가 다시 공격하지 않을 것을 확인했는지 풀숲 바닥으로 스으윽 숨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