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성장어
40여 마리 4월 1일 만우절, 마치 거짓말 같은 광경을 두 눈에 담게 되었습니다. 바로 평생 볼 수나 있을까 싶었던 칠성장어가, 그것도 단체로 산란하기 위해 모여서 수컷이 암컷을 자극하고 산란장을 정리하는 모습을 관찰하게 된 것입니다. 생김새도 유난스럽고 습성 또한 매우 특이하여 교과서에도 자주 등장하는 칠성장어는 처음 출현한 이래 모습이 거의 변하지 않아 살아있는 화석으로도 불립니다. 칠성장어류(lamprey)가 처음 출현한 시기가 3억 년여 전이라니 현생 인류가 출현한 시기인 15~25만년 전과는 게임이 안되죠? 이렇게 오래전부터 살아온 칠성장어는 지금까지 몇 번의 대격변도 버티고 현재까지 명맥을 잇고 있지만 인간의 인위적인 환경변화는 산전수전 다 겪은 이런 칠성장어한테도 살기가 쉽지 않나 봅니다. 칠성장어는 평소 바다에서 살아가다가 봄이 되면 산란을 하기 위해 하천으로 소상하는데, 이 시기 소상하는 칠성장어는 그 지역 사람들에게 별미로 인식되었습니다. 산란기 소상한 칠성장어는 고열량에 그 맛 또한 일품이라고 합니다. 먹거리가 귀한 시절에는 영양도 챙겨주면서 맛까지 있는 귀중한 먹거리였겠죠? 그러나 급격한 환경변화로 인해 과거엔 낙동강부터 동해안으로 흐르는 하천 전역에 폭넓게 출현하였지만, 소상하는 하천과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결국 멸종위기종으로 지정, 현재 보호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지역주민들에게는 그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제철 먹거리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몇 년 전 영동지방에는 칠성장어, 혹은 칠성뱀장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 음식점이 많았습니다. 물론 그때에도 이미 우리나라엔 칠성장어가 예전만큼 없어 대부분 러시아 같은 해외에서 다른 칠성장어류를 수입해서 요리했겠지만, 이 과정에서 가끔 채집되는 진짜 칠성장어 또한 식탁으로 올랐을 가능성이 큽니다. 지역주민들에겐 그 시절에 만났던 칠성장어와 지금 만나는 칠성장어를 보고 드는 생각과 추억은 변함없이 동일하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칠성장어의 위치는 그렇지 않습니다. 더 슬픈 소식은 지역주민들은 칠성장어가 현재 보호를 받고 있으며, 앞으로도 보호하고 지켜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칠성장어를 취급하는 음식점 사장님이나 천렵하는 주민들에게 관련 얘기를 나누다 보면 칠성장어가 보호받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하천공사와 수질오염도 칠성장어의 소상과 보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결정적으로 끼치고 있습니다. 국가기관의 무관심과 홍보의 부재로 칠성장어는 이미 우리 곁에서 많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아직도 꿋꿋하게 명맥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칠성장어의 존재와 위치를 열심히 홍보하고, 무분별하게 벌어지는 지자체의 하천공사를 감독하고 최대한 생태계에 피해가 없도록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관찰한 작은 기록이 이들을 지키고 알리는데, 조금이라도 작은 기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관찰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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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맑음 | 기온 18.1℃ | 강수량 0mm | 습도 53% | 풍속 11.2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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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시각2023년 4월 1일 오후 2시
생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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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체계동물계 Animalia > 척삭동물문 Chordata > 칠성장어강 Petromyzontida > 칠성장어목 Petromyzontiformes > 칠성장어과 Petromyzontidae > 다묵장어속 Lethenter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