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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도나무

김영선

2015년 7월 11일 오전 11:37

어릴적부터 '호두'라고 불러왔기에 그게 더 익숙한데, 한자어로는 호도수(胡桃樹)라고 한다네요. 도감에는 호두나무라고도 나와있는 것을 보면 아마 둘다 쓰이는 모양입니다. 고려 말에 유청신이라는 사람이 원나라 사신으로 가서 가져와서 천안시 광덕면의 광덕사(廣德寺)에 파종한 것이 시초라고 전해지고 있는데, 그래서 천안 지역에 많습니다. 물론 요즘에는 이곳 저곳에서 생산을 많이 하기도 하더군요. 나에게는 어릴적 여름방학의 추억이 이 열매처럼 주렁주렁 달려있는 나무입니다. 집 대문 앞에 아름드리 호두나무는 놀이터가 되기에 참 좋았지요. 감나무는 가지가 약해서 잘 부러진다고 올라가지 말라는 아버지의 말씀. 그래서 호두나무에 올라가서 나뭇가지에 비스듬히 누워서 책도 읽고 매미소리 자장가 삼아 잠깐씩 오수를 즐기곤 했는데, 이때쯤 되면 호두의 속살이 하얗게 여물어갈 때라서, 맛보고 싶은 성급한 마음에 몇 개 따서 개울가에 앉아서 겉껍질을 돌에 문질러 벗겨내어 부드러운 속살을 먹는 맛이란, 가을에 잘 여문 속을 먹는 맛하고는 또 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시커멓게 물든 손으로 며칠을 지내야했지만요.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 추억에 동참시키고 싶어서 여름에 곧잘 덜 여문 호두를 따서 예전에 내가 했던 것을 함께 하곤 했는데, 지금은 결혼해서 살고 있는 큰 아이에게 역시 같은 추억이 되기는 했습니다. 덜 여문 호두를 먹는 그 추억 말이지요. 고향을 떠나와서 산지가 수십년, 며칠 전 일 때문에 갔던 천안에서 만난 호두나무는 참으로 포근했습니다. 내 어린 시절이 따뜻했기에..

관찰정보

  • 위치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 고도
    정보가 없습니다.
  • 날씨
    흐림 | 기온 22℃ | 강수량 0mm | 습도 71% | 풍속 0.4m/s
  • 관찰시각
    2015년 7월 7일 오전 9시

생태정보

  • 분류체계
    식물계 Plantae > 피자식물문 Magnoliophyta > 목련강 Magnoliopsida > 가래나무목 Juglandales > 가래나무과 Juglandaceae > 가래나무속 Jugl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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