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조롱이
밖에서 요란한 황조롱이 소리가 들렸다. 카메라를 낚아채고 창문을 열어젖혔다. 소리는 들리는데 보이지 않았다. 안테나에는 큰부리까마귀 2마리가 있을 뿐. 이렇게 황조롱이가 요란한 소리를 내는 건 처음이어서 소리만 들리고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게 슬펐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옥상에 있는 집비둘기 2마리를 확대해봤다. 어라? 어? 어! 집비둘기가 아니었다. 이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황조롱이 수컷 '황롱이'였는데... 황롱이 옆에는 처음보는 황조롱이 암컷이 있었다. 지난 2년간 새호리기 유조는 본 적이 있어도 황조롱이 유조는 본 적이 없어서 올해는 볼 수 있을까, 하고 기대했었다. 그런데 매일 황조롱이 수컷 황롱이는 보이지만 이 근처에서 황조롱이 암컷을 본 적이 없어서 과연 번식을 할 수 있으려나 했는데 이렇게 짜잔 하고 황조롱이 암컷이 나타나 준 것이다.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황롱이는 쉴새없이 요란하게 울어댔고, 황조롱이 암컷은 아무렇지도 않게 깃을 골랐다. 몇 분뒤, 울음소리가 더 요란해지더니 놀랍게도 짝짓기를 했다...! 며칠간 황롱이와 황롱이의 울음소리가 자주 들렸다. 울음소리는 적어도 하루에 2번은 들었던 것 같다. 이제 번식기인데 짝도 찾았고 하니 열심히 둥지짓고 번식할 곳을 찾고 있을 것이다(황조롱이는 아파트 실외기 또는 화분이나 다른 까치 둥지에서 번식한다). 그런데 이곳에 황롱이는 자주 보여도 황롱이의 짝은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번식을 하진 않을 것 같다. 황롱이의 짝 황조롱이 암컷을 황조롱이의 '조'와 '이'를 따서 조이라고 지어주었다(황롱이는 황조롱이의 '황'과 '롱'자를 따서 지은 것이다). 조이도 다시 한 번 만났으면 싶고, 황롱이가 관심을 많이 보였던 다른 집의 먹이저장용 화분이 있는데 거기에서 번식을 기대해봐야겠다(최근에 황롱이가 쥐를 사냥해서 그곳에 저장해놓는 것을 보았다).
관찰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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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비 | 기온 9.5℃ | 강수량 67.2mm | 습도 94% | 풍속 3.6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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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시각2022년 3월 26일 오전 10시
생태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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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체계동물계 Animalia > 척삭동물문 Chordata > 조강 Aves > 매목 Falconiformes > 매과 Falconidae > 매속 Fal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