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까치를 보긴 봤지만 새로운 새는 아니었기에 여전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상태로 걷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새로운 새를 만났다. 인도 옆에 작은 저수지가 있었다. 오리들이 꽤 있어서 쌍안경으로 한 번 쭉 훑어봤는데 딱! 청머리오리가 있었던 것이다. 청머리오리는 보고 싶었던 새들 중 하나였기에 이 새가 발견된 인천의 어느 한 유수지에 가볼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청머리오리를 만날 줄이야!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기 때문에 더욱 특별했다. 발견하자마자 가까이 가서 다시 쌍안경으로 훑어봤는데 이상하게도 보이지 않았다. '청둥오리를 청머리오리로 착각한 건가?' 하지만 흔하디 흔한 청둥오리를 다른 새로 착각할 리가 없었다. 다시 인내심을 갖고 훑어봤는데 찾았다! 거리가 꽤 있었고 어두워서 초록색 머리가 잘 보이지 않아서 처음에 못 찾았던 것이다. 녀석은 흰뺨검둥오리들이 단체로 쉬고 있는 뭍과 가까운 곳에서 있다가 다시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흥분된 마음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나중에 깨달은 사실인데 이 저수지에는 청머리오리가 딱 한 마리만 있는 게 아니라 무려 5마리가 있었다! 어떤 새를 보겠다고 마음먹어서 보는 것보다 예상치 못하게 새로운 새가 나타나서 보는 것이 더 기쁜 것 같다. 목표종은 보지 못했지만 청머리오리를 5마리나 예상치 못하게 만나서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