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정상에서 만난 바위종다리! 처음 정상에 올랐을 때 바위종다리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아서 '날씨가 흐려서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져온 간식을 먹으며 기다렸지만 바위종다리가 올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포기하고 하산하려는 순간 작은 새 무리가 공중을 맴돌다가 건너편 바위 절벽에 착지하는 것을 발견했다. 쌍안경으로 보니 바위종다리인 것 같은데, 사람이 갈 수 없는 '진짜' 절벽에 앉아서 완전히 작은 점으로만 보였다... 그래도 바위종다리가 나왔으니 좀더 기다리면 정상에 올라와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다시 정상에 올라갔다. 정상에는 이미 바위종다리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던 분이 두어 명 있었고, 그 분들은 좀더 기다리면 녀석들이 정상으로 날아온다고 알려주셨다. 알고보니 녀석들은 바위 틈에 숨어서 쉬다가 나와, 사람이 없는 건너편 낭떠러지 절벽에 붙어서 놀다가 → 정상에 우루루 날아와서 사람들이 주는 좁쌀이나 견과류 따위를 먹고 → 또 건너편 낭떠러지 절벽으로 우루루 날아가고... 그런 루틴을 두어 시간에 한 번씩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정상에 걸터앉아 기다리니, 다행히 바위종다리들의 순회 시간(?)이 금방 다가와 갑자기 10~20여 마리가 정상으로 무리지어 날아왔다. 정상에 있던 등산객들은 모두 진풍경에 탄성을 질렀다. 녀석들은 사람이 있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았으며, 심지어 다리 사이로 마구 뛰어다니며 뿌려져 있던 좁쌀을 먹기도 했다. 그리고 한 10분이 지났을까? 갑자기 또 우루루... 떼지어 날아가버렸다. 아마 다시 건너편 낭떠러지 절벽으로 간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