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새들이 먹을 먹이가 부족해질 것입니다. 아직은 아니지만, 지금도 먹이가 풍족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새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서 평평한 바위 위에 집에서 가져온 해바라기씨, 땅콩을 조금 놓아두었어요. 먹이를 놓고 기다리고 있던 중, 앞에 있는 줄기에 새가 붙습니다. 동고비였어요! 지금까지 동고비는 2번밖에 본 적이 없어서 무척 신났어요. 허겁지겁 사진을 찍었습니다. 녀석은 부산스럽게 계속 자유자재로 나무를 탔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없어져서 보았더니, 세상에, 제가 먹이를 뿌려둔 바위 위에 동고비가 해바라기씨를 부리로 물고 있었어요. 박새, 쇠박새가 올 줄 알았는데 동고비라니...! 너무 감격스러웠죠. 녀석은 해바라기씨를 부리로 모아서 먹지 않고, 나뭇껍질 사이에 저장해두었어요. 겨울을 대비하려는 모양입니다. 계속 그러는데 동고비는 땅콩을 좋아할 것 같았고, 또 동고비는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별로 없다기에 한 번 접근해보았어요. 하지만 너무 갑자기 튀어나온 게 탈이었죠. 녀석은 휑하니 날아가버렸고, 속으로 '안돼... 안돼... 제발!!' 외치면서 땅콩을 허겁지겁 놓았어요. 동고비는 근처 나무에 다행히 붙어있었는데 그냥 날아가 버렸습니다. 다음에도 만날 수 있기를, 또 헛된 바람같긴 하지만 자주 보아 익숙해져서 핸드피딩도 성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